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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을 먼 곳으로 보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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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3-14 00:29 조회2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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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회의자료를 준비하고 있는데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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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어머니가 잠에서 깨지 않으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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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게 '오빠 나 어떡해.. 어떡해.' 라는 말을 반복하며 울며 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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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야? 장모님이 잠에서 깨지 않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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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에게 연락을 드렸지만 장인어른 역시 당황하신 목소리로 "자네 장모가 일어나질 않아.." 라는 말씀만 반복하셨다.
곧바로 119에 연락을 했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동했지만, 응급차에서도 그리고 응급실에 도착해서도 장모님은 의식이 없으셨다고 했다.
장인어른과 계속 통화를 하며 장모님의 상태를 여쭤봤지만, 장인어른은 내게 "자네 제발 빨리 좀 와주게.." 라는 말씀 뿐이었다.
울고 있는 와이프를 진정시키며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을 때 많은 의료진이 장모님을 둘러싸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머릿속에 "제발" 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와 와이프 그리고 장인어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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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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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우리에게 다가와 더는 심폐소생술을 해봤자 소용이 없고 오히려 장모님의 갈비뼈만 부러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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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 말이 입에서 나오질 않았다. 마지막으로 와이프와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이승의 삶을 연장하고 있는
의식이 없는 장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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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
장모님의 지병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던 못난 사위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었다.
의사에게 어머니의 마지막을 편하게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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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50...
20..
?
그리고 0
?
장모님은 그렇게 사랑하는 딸과 친아들처럼 아끼던 사위,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던 손자를 알아보지도 못하시고
그렇게 우리를 남겨두고 떠나셨다. 내가 지난 설날에 사드린 장모님께서 맘에 들어 하시던 꽃무늬 조끼는 장모님께서 토한 피로 얼룩이 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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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의 사인은 전신 경화와 폐렴이었다.
최근 장모님께서 몸이 많이 안 좋아지신 것을 알고 있었는데 날이 풀리면 좋아지시겠지라고 생각했던?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나는 괜찮아~ 아버지 잘 챙기고?자네 건강이나 신경써..' 라고 말씀하셨을 때 병원을 모시고 갔어야 했다.
내 새끼 손가락에 작은 상처 하나?나도?병원으로 달려가는 놈이 장모님께서 힘들어하고 아파하실 때 나이 드셔서 그러시겠지, 좋은 음식 많이
드시면 다시 건강해지시겠지 하는 철없는?생각만 했다.?나는 정말 못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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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의 빈소를 차리는데 우리는 장모님의 영정사진 한 장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그 많은?사진 중에 장모님 사진은 없었다.
결국 결혼식 때 섭섭함에 눈물지으신?장모님의 사진을 쓸 수 밖에 없었다.
빈소에는?친척분들, 동네 어르신들, 그리고 와이프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죄책감에 그분들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더는 조문객들이 방문하지 않는 새벽이 되었을 때 혼자?향을 피우며?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2주 전?처가에 왔을 때
장모님께서는 뭔가 예감하셨는지 결혼 후 한 번도 하시지 않던 꾸지람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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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무 순진하게 사는 거 같아.?네 나이가 몇이니? 그리고 이제 아이도 있는데 더 독하게 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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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만 보면서 살지 말고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며 독하게 살라는 장모님의 말씀과 예전 일들이 장례식 내내 떠올랐다.
장모님은 화장한 뒤 평소 좋아하시던 산과 물이 있는 절에 모셨다. 장모님의 유골함을 보며 간절히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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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과 딸, 그리고 손자는 내가 독하게 마음먹고 앞으로?잘 챙길 테니 그곳에서는 절대 걱정하지 마시고,?그리고 아프시지도 말고
다음 생에는 내 며느리로 태어나서 사위한테 주셨던 사랑보다?내 딸처럼 더 큰 사랑을 베풀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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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쉬세요. 저를 사위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모님 그리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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